봄꽃 중에 가장 화사한 것은 아마 진달래일 것입니다. 전국에 넓게 자생하는 진달래는 참꽃이라고도 부르며 영어로 Korean Rosebay라고 불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진달래꽃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전국 진달래꽃 명소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여수 영취산 진달래
여수 영취산은 해발 510m에 불과하지만 신령스러운 산으로 기우제나 치성을 드렸던 산입니다. 산의 입구에는 흥국사가 있는데 고려 명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사찰입니다. 보물 396호 대웅전을 비롯해서 보물 10여 점을 간직한 흥국사는 호국사상의 사찰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을 돕기 위해 승병들이 주둔하던 곳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진례산이라 기록되어 있지만 주민들은 산의 모양이 독수리 같이 생겼다 하여 여전히 영취산이라 부릅니다. 영취산은 우리나라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로 산 중턱에서부터 정상까지 30~40년생 진달래 수십만 그루가 15만 평에 자생하고 있어 매년 4월 초순이면 진달래축제가 열립니다. 특히 405봉 부근은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슴 먹먹하도록 와닿는 느낌은 굳이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를 읊조리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진달래꽃이 뿜어내는 붉고 연한 색깔과 꽃잎이 그대로 온몸에 물이 들 것만 같습니다. 영험한 곳으로 알려진 이곳에는 전통기원 도량이었던 금성대와 도솔암이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창원 천주산 진달래
아동문학가 이원수 선생이 작사한 동요 '고향의 봄'에는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가 울긋불긋 꽃 대궐을 차린 동네가 있는데 그 창작 배경지가 창원 천주산입니다. 창원, 마산, 함안에 걸쳐있는 해발 640m의 천주산은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라는 뜻으로 주봉 용지봉을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연분홍 진달래꽃이 만발합니다. 천주산을 오르는 달천계곡은 조선조 성리학자 허목 선생이 낙향하여 머물던 곳으로 암벽에 '달천동'이라는 음각화가 남아 있습니다. 약수터를 지나 만남의 광장에 이르면 드문드문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하다가 전망대에 이르면 연분홍 참꽃으로 널브러진 능선을 만납니다. 산자락을 가득 덮은 진달래가 분홍 카펫을 깔아놓은 듯하고 바람을 따라 출렁이며 물결치는 진달래가 꽃 바다를 떠올리게 합니다. 용지봉 정상에 오르면 산 하나를 가운데 두고 창원과 마산이 한눈에 펼쳐지는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대구 비슬산 진달래
대구에는 북팔공 남비슬이라 하여 두 개의 천왕봉이 있습니다. 남성적인 팔공산에 비해 여성적인 비슬산은 산 정상의 바위 모양이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유래되었습니다. 삼국유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포산 또는 소슬산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비슬산 유가사는 신라 흥덕왕 때 도성 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괘불이 있어 가뭄이나 질병, 외적의 침입이 있을 때마다 봉안하고 소원을 빌었는데 특히 가뭄이 심할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비슬산의 정상은 해발 1,084m의 천왕봉이며 월광봉과 대견봉 사이의 산 사면에 진달래 군락지가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대견사 뒤로 솟아있는 기암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면 바로 100만 제곱미터의 참꽃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핑크빛으로 넘실대는 참꽃 바다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참꽃밭 가운데로 산책길이 있는데 너울너울 봄빛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길입니다. 산책로 끝에는 넓은 마루 광장이 있고 드넓은 참꽃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기에 좋습니다. 비슬산 정상에 자리한 참꽃 군락지는 전국 최대를 자랑합니다. 하늘과 맞닿은 광활한 화원이 분홍빛 물결로 뒤덮이면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강화 고려산 진달래
강화 고려산은 마니산과 함께 강화도의 진산으로 수많은 전설이 있는 산입니다. 고려산의 본래 이름은 오련산으로 동진의 천축스님이 이 산에 올라 다섯가지 색으로 피어있는 신성한 연못의 연꽃을 보고 불심으로 이를 날려 떨어진 곳에 절을 세웠다고 합니다. 백련사, 흑련사, 황련사, 적석사, 청련사가 그 절인데 청련사만이 원하지 않는 곳에 떨어져 원통한 마음으로 다시 지은 것이 원통암이라 합니다. 또한 고려산은 연개소문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고려산 인근에서 태어난 연개소문이 무예를 닦은 곳을 치마대라 하고 말에게 물을 먹인 곳이 오련지라는 전설도 전해집니다. 4월 중순이 되면 고려산으로 오르는 산 사면이 진달래가 만개하는데 백련사에서 오련지를 통해 고려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입니다. 다른 곳과 달리 색이 유달리 붉고 급한 경사면으로 진달래가 피어나므로 불길이 번지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고려산 정상에서 적석사 방향, 서쪽으로 능선을 타면 갈대밭을 지나 낙조봉을 만나는데, 저녁에 서해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지는 광경은 강화 8경으로 꼽힙니다.
진달래꽃에 대해서
원래 진달래는 조선조까지 우리나라의 국화로 인정되었습니다. 진달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가지가 꺾이고 잘려도 땅에 뿌리를 박고 억세게 피어납니다. 그래서 진달래꽃은 숱한 고난과 비애를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우리 민족과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궁화 대신에 국화로 제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진달래와 철쭉은 구분하기가 어려운데 꽃 피는 시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진달래는 잎이 나기 전에 꽃을 피우고 철쭉은 잎이 같이 나거나 잎이 난 뒤에 꽃을 피웁니다. 진달래 잎은 뾰족하고 철쭉 잎은 둥글어서 잎 모양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진달래꽃은 독성이 강한 철쭉과 달리 식용도 가능합니다. 어려웠던 시절에는 진달래꽃을 군것질거리로 먹기도 하였습니다. 새콤하고 씁쓸하면서도 단맛이 있어 화전으로 만들어 먹거나 화채 또는 샐러드로 먹기도 합니다. 당진 면천지방의 두견주는 진달래꽃으로 담근 술입니다.
'국내 여행 정보 > 전국 BE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설경 명소 9곳 (0) | 2023.03.24 |
---|---|
동해안 해돋이 명소 (0) | 2023.03.16 |
한국 오지마을 3곳 (0) | 2023.03.06 |
전국 개나리꽃 명소 (1) | 2023.03.05 |
국내 유채꽃 여행 명소 (0) | 2023.03.03 |